<타워팰리스 하루 3층씩 올린 '건설名將'-삼성물산 나가세 게이고(長瀨圭吾) 상무>

"현장소장은 만국공통의 직책입니다. 온몸으로 현장을 지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이 되는 거죠."

지난 1962년 일본 '빅5' 건설업체인 다이세이건설에 입사한 그는 그곳에서 39년간 근무했으며 이 중 17년간 현장소장을

역임한 그야말로 '현장통' 이다.

"지난 99년 삼성 직원 하나가 요코하마로 절 찾아왔어요. 타워팰리스를 짓는데 하루에 3층 이상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고 상담하더군요." 그는 서슴없이 자신의 노하우인 N공법을 가르쳐줬다.

그가 제시한 첨단철골공법은 곧바로 타워팰리스에 적용됐다. 이를 인연으로 삼성은 나가세 소장을 스카우트했다.

2000년 8월 한국에 온 그는 4년간 타워팰리스 기술고문 등을 거쳐 지난 6월 말 동탄 현장소장을 맡게 됐다.

"한국은 기회의 땅입니다. 일본은 이런저런 규제가 심하거든요. 제 창의력을 마음껏 펼치기 위해 한국에 왔는데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나가세 소장은 현재 래미안 동탄시범단지(524가구) 공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장에서 죽고 사는 사람' 답게 그의 철학은 확고하다.

현장이란 일단 이익이 나야 의미가 있으며, 동시에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품질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

"현장은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입니다. 끊임없이 고객변화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현장은 제겐 생명과도

같습니다." 이런 현장의 매력 때문에 "본사 근무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다" 고 말하는 그다.

요즘 나가세 소장은 바둑을 배우고 있다. 이유를 물으니 씩 웃기만 한다.

한 점 한 점이 모여 반상을 채우는 바둑.

자재 하나 하나가 모여 건물을 이루고 아파트 단지를 이루는 건축현장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바둑에 몰두하는 까닭이 읽혀졌다.

[헤럴드경제 2004/8/19]